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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동사거리 옆 119센터
    카테고리 없음 2020. 7. 1. 20:14

    학동사거리 근처에 산다. 그곳엔 넓게 깔린 도로와 큼지막한 건물들이 가득하다. 

    유독 보도블록이 흐트러진 곳엔, 영동119센터가 있다. 

    집을 나갈때면 가끔 소방차의 출동 장면을 본다. 

    거대한 빨간 차 두대가 8차선 도로에 거침없이 뛰어들고 

    우렁찬 사이렌 소리를 내며 주변 차들에게 알린다.

    "구해야 할 사람이 있다"

     

    사이렌 소리엔 어떠한 악의도 없어서  

    귀를 아프게 해도 전혀 기분 나쁘지 않다. 

    빠른 걸음을 걷던 현대인들도 걸음을 멈추고 잠시 소방차를 응시한다. 

    자신도 길을 비킬 것에 동의한다는 것처럼. 

    소방차는 빠르게 우리 옆을 지나가고 

    가슴 속엔 희망 한 불씨를 남긴다. 

     

    같은 도로엔 스포츠카도 종종 나타난다. 

    새벽이 되면 이곳은 

    부잣집 도련님들의 레이싱장이 되기도 한다. 

    바닥에 붙어있는 듯 낮은 차체, 

    보석같이 빛이나는 외관을 자랑하는 

    스포츠카도 우르르쾅 엔진소리를 낸다. 

     

    그건 소음일 뿐이다.

    떼쓰는 어린아이의 울음소리와 유사하다. 

    이들은 8차선 도로를 쌩 달리고 

    5분 뒤 같은 곳으로 쌩 돌아온다. 

     

    소방차 안에 사람이 있듯 슈퍼카에도 누군가 있다. 

    사실, 소방차보다 슈퍼카에 더 마음이 쓰인다. 

    소방차는 목적지가 있고 돌아올 곳도 있다. 

    슈퍼카는 늘 같은 자리를 맴돌 뿐이다. 

     

    어디로 떠날까 보다 더 중요한 건 

    돌아올 곳을 잊지 않는 것이 아닐까. 

     

    길거리에 울고 있는 고아들 처럼 

    같은 자리를 맴돌게 될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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